LAFC 유니폼을 입고 미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손흥민(33). 그러나 화려해야 할 입단식 자리에서 예기치 못한 발언이 나오며 순간적인 정적이 흘렀다. 문제의 주인공은 로스앤젤레스 시의원 헤서 허트였다.

“미국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어달라?”

7일(한국시간) 열린 LAFC 입단 기자회견에서 허트 시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손흥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LAFC가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 부담을 주려는 건 아니지만, 월드컵이 열리면 미국이 우승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당신이 그것을 이루는 걸 지켜보겠다.”

통역을 통해 발언을 들은 손흥민은 미소로 반응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묘하게 굳어졌다. 현지 기자와 팬들은 곧바로 온라인에서 “축구 기본 지식조차 없는 발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필라델피아 유니언 담당 기자 호세 로베르토 누녜스는 SNS에 “손흥민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최악의 실수”라고 직격했다.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요청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지만 손흥민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축 선수다. 미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손흥민이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표팀에 합류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허트 시의원의 발언은 이 점에서 명백한 사실 오류였다.

과도한 흥분이 만든 해프닝

영국 ‘데일리메일’은 “스타급 선수가 LA 클럽에 합류했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들뜬 나머지, 월드컵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 드러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허트 시의원은 이후 “LA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 도시와 우리가 사랑하는 문화에 당신의 미소와 재능이 더해져 기쁘다”고 덧붙였으나, 데일리메일이 요청한 추가 해명에는 답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현장의 반복된 실언

이와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7년 독일의 월드컵 우승 멤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MLS 시카고 파이어 입단 당시에도 현지 기자가 “미국에 월드컵 우승을 안겨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져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손흥민 사례 역시 ‘미국 내 축구 인식’과 관련된 씁쓸한 장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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