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미드필더 기성용(36)이 FC서울과 작별을 고했다. 구단의 향후 구상에서 제외되면서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서울은 그의 축구 인생의 뿌리이자 상징이었다.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은퇴까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싶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해 무겁고 아쉽다”며 “서울은 내 고향이자 자존심이었다”고 밝혔다.

서울과의 작별은 그에게도 충격이었다. 최근 김기동 감독과의 면담에서 구단의 향후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달받고 은퇴까지 고민했지만, 가족과 주변 축구인들의 만류로 생각을 바꿨다. “아직은 더 뛸 수 있다. 그라운드를 포기하기에는 내 열정이 살아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떠난 기성용의 다음 행선지는 포항 스틸러스다. 박태하 감독이 먼저 연락을 취했고, 그 진심 어린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기성용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나를 받아준 포항과 박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팬들을 향한 미안함도 숨기지 않았다. “서울 이외의 팀에서 뛰는 건 상상도 하지 않았고, 지금도 낯설다. 팬들에 대한 미안함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가 부족했기에 이런 상황이 왔다고 생각하며, 그 책임을 안고 떠난다”고 했다.

그에게 FC서울은 단순한 소속팀이 아니었다. “이 팀은 나에게 고향이었고, 자존심이었다. 마지막 불꽃은 상암에서 피우고 싶었지만 끝내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말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끝으로 기성용은 “비록 다른 팀 유니폼을 입지만, 선수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기성용은 2006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해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선덜랜드·뉴캐슬(잉글랜드) 등을 거치며 유럽 무대를 누볐다. 2020년 친정 서울로 복귀하며 화려한 커리어의 마무리를 준비했지만, 2025년 여름 그는 또 한 번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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