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살아있는 전설, 최정(38) 선수가 KBO리그 역사상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통산 500홈런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최정 선수는 어제(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팀이 0-2로 뒤지던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NC 선발 라일리를 상대로 역사적인 50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2005년 5월 21일, 같은 장소였던 옛 인천 문학구장에서 현대 유니콘스 투수 이보근 선수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이후, 장장 19년 11개월 23일 만에 이룬 값진 대기록입니다.

경기 초반 두 타석에서 잠잠했던 최정 선수는 팀이 0-2로 뒤진 6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NC 선발 라일리는 3볼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고, 5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최정 선수는 배트를 멈췄지만, 1루심의 노스윙 판정과는 달리 3루심의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판정은 스트라이크였습니다. 순간 출루를 예상했던 최정 선수는 아쉬움을 삼키며 다시 타석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위기 뒤 기회'라는 말처럼, 풀카운트에서 다시 만난 라일리는 6구째 또다시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습니다. '소년 장사' 최정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110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동점 투런 홈런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는 최정 선수의 시즌 5호 홈런이자, KBO리그 43년 역사상 최초의 500홈런이라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최정 선수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SSG랜더스필드는 팬들의 뜨거운 기립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꽃다발을 목에 건 최정 선수는 팀의 오랜 역사를 함께 써온 주장 김광현 선수와 감격적인 포옹을 나누며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습니다.

최정 선수의 동점 홈런을 발판 삼아 SSG는 결국 NC를 6-3으로 꺾고 짜릿한 3연승을 질주했습니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최정 선수는 데뷔 첫 해 45경기에 출전해 1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06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꾸준함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2010년에는 데뷔 첫 20홈런 시즌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4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커리어 하이와 함께 2년 연속 홈런왕, KBO리그 역대 3루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2018년에는 통산 300홈런을 돌파했고,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한 장타력을 뽐냈습니다. 2021년에는 35개의 홈런으로 개인 통산 세 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통산 400홈런 고지마저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국민 타자'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467홈런)을 제치고 KBO리그 통산 홈런 단독 1위에 올라섰습니다.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팀 합류가 다소 늦었지만, 복귀 후 10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경기당 0.5개의 홈런이라는 놀라운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 41세가 되는 2028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향후 4년간 현재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KBO리그 최초의 '600홈런 시대'를 열어갈 잠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정 선수는 500홈런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볼넷이라고 생각하고 출루를 기대했는데, ABS 판정 때문에 자신감이 다소 떨어진 상태였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그는 "라일리의 공이 워낙 좋아서 유인구를 던질지, 아니면 정면 승부를 걸지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스윙했는데 그것이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홈런이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마음이 후련하다.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지만 장타가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뻔했는데, 오히려 홈런에 대한 부담 없이 안타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이 승리해서 더욱 좋은 분위기 속에서 축하를 받게 되어 두 배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더불어 "600홈런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달성하고 싶은 기록"이라며 "올해처럼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길어지면 안 될 것 같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야 기회가 온다. 앞으로 몸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겠다고 느꼈다. 은퇴할 때까지 매년 20~30개씩 꾸준히 친다면 600홈런도 가능할 것 같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SSG 랜더스와 2028년까지 계약을 맺은 '살아있는 역사' 최정 선수는 이제 KBO리그 최초의 600홈런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스포츠중계 좀비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