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염원하는 순간이 찾아올까? 프로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던 손흥민(33세, 토트넘 홋스퍼)에게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을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2024-2025 시즌 UEFA 유로파 리그(UEL)에서 토트넘이 당당히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한국 시각으로 5월 22일 새벽 4시, 스페인 빌바오에서 펼쳐질 대망의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잉글랜드의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숙명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15위(맨유)와 16위(토트넘)로 예상 밖의 부진을 겪었던 두 팀에게 이번 결승전은 자존심을 회복하고 명예를 드높일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노르웨이 보되의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UEL 4강 2차전에서 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를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두며 1, 2차전 합계 5대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경기의 균형은 후반 19분, 도미닉 솔란케의 발끝에서 깨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솔란케가 침착하게 밀어 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24분에는 페드로 포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추가골을 성공시켰고, 이로써 토트넘의 결승행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같은 날, 영국 올드 트래퍼드에서는 맨유가 스페인의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4대1 대승을 거두며 역시 1, 2차전 합계 7대1이라는 총점으로 결승에 합류했다. 맨유는 전반 31분, 미켈 야유레기사르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 메이슨 마운트가 두 골을 터뜨리고, 카세미루와 라스무스 호일룬이 연이어 골망을 흔들면서 맹렬한 역전극을 펼쳤다.

유로파 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서 1971-1972시즌 초대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던 토트넘은 1983-1984시즌 우승 이후 무려 41년 만에 다시 한번 결승 무대를 밟으며 세 번째 우승을 향한 간절한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맞서는 맨유는 조제 모리뉴 감독 체제였던 2016-2017시즌에 유로파 리그 정상에 올랐던 경험이 있다. 맨유의 이번 결승 진출은 스페인의 비야레알에게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2020-2021시즌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토트넘이 드디어 결승 무대를 밟게 되면서, 손흥민은 염원하던 프로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황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 현재 발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노르웨이 원정에는 동행하지 않았고, 공식전 7경기 연속 결장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다가오는 주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2주 후에 펼쳐질 맨유와의 결승전에서는 그의 이름이 출전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0-2011시즌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3시즌, 레버쿠젠에서 2시즌, 그리고 토트넘에서 벌써 10시즌째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까지 올랐으나 리버풀에 0대2로 아쉽게 패했던 순간은 팬들에게도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또한 2021년에는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대1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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