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드디어 마운드에 복귀했다. 그라운드 위 ‘이도류’의 진짜 귀환이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 LA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홈 경기를 치렀다. 이날 다저스의 1번 타자이자 선발 투수로 출격한 오타니는, 투수로서는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 타자로는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28개의 투구 중 최고 시속은 161km. 스위퍼, 직구, 싱커, 스플리터를 골고루 섞으며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1회초 첫 상대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는 6구 승부 끝에 안타를 허용했고, 루이스 아라에즈에게는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희생플라이로 1실점한 이후 1회를 마무리하고, 예정대로 2회초부터는 앤서니 반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수로 경기에 나선 건 2023년 8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오타니는 토미존 수술과 이후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긴 재활을 거쳐야 했다. 결국 이날 다저스 입단 후 처음으로 투수로 나서며 663일 만에 ‘투타 겸업’을 재개하게 됐다.

타석에서는 여전히 클래스가 빛났다. 1회 삼진을 당했지만, 3회 2사 3루에서 딜런 시즈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이 한 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4회,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시속 157km에 달하는 강속구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생산, 추가점을 보탰다.

이날 경기로 오타니는 MLB 내셔널리그에서 72년 만에 선발 투수와 리드오프를 동시에 소화한 선수가 됐다. 앞서 이 기록은 1901년 짐 존스, 1953년 앨빈 다크(이상 뉴욕 자이언츠) 이후 단 세 번째다.

결과적으로 다저스는 샌디에이고를 6-3으로 꺾으며 3연승을 이어갔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확고히 했다. 2위 샌프란시스코와의 격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부상과 수술, 긴 재활을 딛고 돌아온 오타니. 그의 ‘이도류’는 이제 다시 현실이다.

스포츠중계 좀비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