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 좀비티비] “끝까지 버틴 11구 싸움”… 장두성의 집념, 롯데에 역전 불씨를 지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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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마운드와 타선 모두에서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겪는 가운데, ‘잇몸야구’로 다시 한 번 팀워크를 증명했다. 경기 후반부, 10라운드 93순위 출신 내야수 장두성이 보여준 끈질긴 승부 근성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6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 3-1로 뒤진 8회초, 롯데는 기회를 잡았다. 전민재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한태양이 안타로 화답한 뒤 정보근 역시 볼넷을 얻어 1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이에 KT는 필승 카드인 마무리 박영현을 조기 투입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강력한 멘탈로 무장한 박영현은 이날도 위기 관리 능력을 기대받았다.
그러나 장두성은 달랐다. 카운트 0-2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총 11개의 공을 끈질기게 버텼다. 6개의 파울과 2개의 볼을 골라내며 박영현의 투구 수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138㎞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긴 했지만, 그의 집념은 박영현의 리듬을 완전히 흐트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결국 박영현은 고승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실점했고, 이어 레이예스에게는 투수 몸 쪽을 스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이 타구가 이날의 결승타가 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5⅓이닝 3실점으로 버틴 데이비슨, 타선을 이끈 전준우와 레이예스, 그리고 불펜을 책임진 나균안·최준용·김원중까지 주요 전력이 두루 활약했다. 그러나 그보다도 눈에 띈 것은 백업 자원으로 출전한 선수들의 집중력과 끈기였다.
한태양과 정보근의 출루, 장두성의 11구 승부는 모두 주전 부상 속에서도 기회를 부여받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김태형 감독이 지휘하는 롯데는 현재 핵심 자원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리그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윤나황(윤성빈, 나균안, 황동재)’도, 고액 포수도 없는 상황에서 쌓아 올린 성적이다.
롯데의 강점은 단순한 전력이나 스타성에 있지 않다. 오히려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기회를 붙잡고자 하는 간절함,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력. 장두성이 보여준 11구의 승부처럼, 이 팀의 힘은 묵묵히 버티는 ‘잇몸의 야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