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득점의 8할을 책임진 '마황' 황성빈의 불방망이와 폭풍 질주가 고척돔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흙투성이 유니폼은 그의 투혼을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오늘(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터커 데이비슨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와 결승타를 기록한 나승엽의 활약에 힘입어 5-0 완승을 거뒀습니다. 이로써 롯데는 키움과의 3연전을 스윕하며 3연승을 질주,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선두 LG 트윈스와의 승차는 불과 1.5게임 차입니다.

이날 승리의 숨은 공신은 단연 리드오프 황성빈이었습니다. 1회초, 선두 타자 황성빈은 키움 선발 조영건의 공에 맞아 출루하며 롯데 공격의 포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이어진 고승민의 2루타와 레이예스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젊은 해결사 나승엽이 3루수 왼쪽을 꿰뚫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황성빈과 고승민을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롯데는 1회 2득점 이후 계속된 1사 만루 찬스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3회 1사 1, 3루의 기회마저 살리지 못하며 불안한 2-0 리드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4회초 2사 3루, 황성빈의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향했을 때 '마황'의 진가가 다시 한번 발휘됐습니다. 넉넉하게 아웃될 듯 보였던 타구를 황성빈은 혼신의 힘을 다해 1루로 뛰어 몸을 날렸고, 공보다 먼저 베이스를 터치하며 극적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3루 주자 전준우는 손쉽게 득점에 성공하며 롯데는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습니다.

8회 윤동희의 볼넷과 전준우의 적시타로 롯데가 1점을 더 달아나 4-0을 만들었지만, 이 득점에는 황성빈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황'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9회초 롯데의 마지막 공격, 1사 후 타석에 선 황성빈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과감한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키움 내야진을 흔들었습니다. 이어진 고승민의 유격수 땅볼 때, 황성빈은 또다시 3루를 향해 전력 질주와 슬라이딩을 반복했습니다. 혹시 모를 주루사를 피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온 힘을 다하는 황성빈의 플레이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황성빈은 키움에게 그야말로 '얄미운' 존재였습니다. 롯데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보물 같은 존재이지만, 상대 팀에게는 끊임없이 신경 쓰이는 '마황'의 존재감. 결국 키움 3루수 송성문은 9회말 수비 상황에서 뒤에서 황성빈의 엉덩이를 향해 니킥을 날리는 다소 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96년생 송성문과 97년생 황성빈은 단 한 살 차이. 예상치 못한 '엉덩이 니킥'을 당한 황성빈 역시 참지 않고 송성문의 종아리를 꼬집으며 '소심한 복수'에 나섰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마황'의 투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결국 황성빈은 이어진 레이예스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롯데의 5번째 득점을 완성했습니다. 이 득점으로 롯데는 5-0으로 크게 앞섰고, 9회말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아끼고 대신 송재영을 마운드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송재영은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롯데는 고척 3연전을 기분 좋게 스윕하고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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