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 좀비티비] 부진한 방망이, 빛나는 글러브…이정후, '펜스 공포' 이겨낸 호수비로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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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격 침묵은 길어졌지만, 수비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큰 부상을 당했던 '펜스 충돌' 상황에서 과감한 수비로 팀을 구하며 현지 중계진까지 감탄하게 만들었다.
이정후는 6월 30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회 말 수비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1사 1,2루에서 마이클 A. 테일러의 큼지막한 타구가 중견수 펜스 쪽으로 날아가자 이정후는 빠르게 추격해 워닝트랙에서 뛰어올라 공을 낚아챘다. 이어 펜스를 가볍게 스치고 곧장 2루로 정확한 송구를 해 주자들의 추가 진루까지 저지했다.
해당 타구는 안타 확률 63%에 달하는 정타였지만, 이정후의 민첩한 판단과 집중력으로 아웃 처리됐다. 이 호수비에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저스틴 벌랜더도 모자를 벗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중계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의 캐스터 데이브 플레밍은 “지난해 펜스 충돌로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가 이 정도의 수비를 보여줬다는 건 엄청난 용기”라고 했고, 해설위원 헌터 펜스는 “이정후는 긴장해야 할 순간에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플레이에는 용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틀 전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이처럼 그는 최근 수비에서 연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MLB 통계사이트의 OAA(Outs Above Average) 지표에서도 +2를 기록, 수비 기여도가 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타격 부진은 여전하다.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에서 이정후는 10타수 무안타에 머물렀고, 시즌 타율은 0.243까지 떨어졌다. 6월 한 달 동안은 타율 0.150(80타수 12안타), OPS 0.577로 리그 하위권 수준이다. 중심 타선에서 점점 밀려나며 최근에는 6~7번 타순에서 출전 중이다.
상대 수비 역시 이정후를 분석하고 있다. 바깥쪽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파악해 시프트 수비로 대응하고 있고, 밀어치기 타구의 위력이 줄면서 안타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수비로는 여전히 팀 전력에 기여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하는 이정후의 가치는 타격에서 비롯된다. 7월 반등이 절실한 시점, 이정후가 다시 ‘타격 기계’로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