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 좀비티비] 끝내기 볼넷 패배, ‘주자 추월’ 논란까지…롯데의 집요했던 항의,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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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40분의 치열한 승부 끝에, 끝내 웃은 건 한화 이글스였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종료된 직후, 이글스의 승리를 확인한 관중석의 환호와 달리 롯데 자이언츠 벤치는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바로 ‘주자 추월’ 여부에 대한 집요한 항의 때문이었습니다.
5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3연전 마지막 경기.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롯데는 7-8로 석패하며 시리즈를 1승 2패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전까지 2위를 지켰던 롯데는 이날 패배로 한화에 승률에서 밀려 다시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경기의 초반은 한화의 분위기였습니다. 4회까지 0-6으로 뒤처졌던 롯데는 5회 대거 6득점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고, 9회 전준우의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연장까지 승부를 끌고 갔습니다.
그러나 10회말, 롯데의 뒷심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몸에 맞는 볼과 안타,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문현빈에게 4구 연속 볼을 내주며 밀어내기 끝내기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롯데로서는 분루를 삼킬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경기 종료 직후, 다소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김태형 감독과 조원우 수석코치를 비롯한 롯데 코칭스태프가 심판진에게 격렬하게 무언가를 항의했습니다. 팬들도 의아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습니다.
롯데가 문제 삼은 건 ‘주자 추월’ 여부였습니다. 문현빈이 볼넷을 얻고 1루로 향하던 중, 1루 주자 하주석이 기쁨에 겨워 1루 부근에서 팔을 들고 멈춰섰고, 문현빈이 이를 지나쳤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만약 이 장면이 실제로 ‘주자 추월’로 간주된다면, 이론적으로 득점 무효가 가능해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규칙은 명확했습니다. ‘볼넷으로 인한 진루 상황’에서는 모든 주자가 안전하게 다음 루를 밟을 권리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추월은 득점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3루 주자가 홈을 밟기만 하면 득점은 인정되고, 경기는 종료되는 겁니다.
KBO 규정 5.06(b)항은 이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안전 진루권이 부여된 상황에서 후속 주자의 제3아웃은 선행 주자의 득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죠. 이날 경기에서는 그 어떤 득점을 무효화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심판진은 롯데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전일수 심판조장이 마이크를 통해 관중에게도 판정 이유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비록 승부는 아쉬웠지만, 롯데의 이날 경기는 분명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반 대량 실점에도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은 저력, 그리고 끝내기 상황에서도 끝까지 규칙을 따져보며 끝까지 싸우는 끈질김이 팬들에게는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롯데는 다음 주 대구에서 삼성, 사직에서 SSG와 맞붙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더 강해진 롯데가 돌아오길 기대해 봅니다.